김·장&방시혁 vs 세종&민희진…대형로펌 대전으로 번진 ‘엔터 1위’ 하이브 ‘내전’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정면 충돌했다. '방탄소년단의 아버지'와 '뉴진스의 어머니'로 불리며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업체 하이브 레이블의 성공 신화를 쓴 두 수장이 내전을 일으키며 조직이 균열 위기에 처한 모양새다. 방시혁 의장은 김·장 법률사무소를, 민희진 대표는 법무법인 세종의 법률적 지원을 받는다. 두 로펌은 하이브와 카카오의 SM 인수전에서 맞붙어 카카오를 대리했던 세종이 하이브를 대리한 김·장에 쓴 잔을 건넨 바 있다. 두 로펌은 하이브와 어도어 싸움에서 다시 만나며 2라운드를 시작했다.
방시혁, ‘경영권 탈취 움직임’ vs 민희진, ‘뉴진스 표절 사태가 문제 핵심’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 대표가 뉴진스에 대한 권리와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며 감사권을 발동했다. 이에 맞서 민 대표는 방 의장을 갈등 원인으로 지목하며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로 뉴진스가 피해를 봤다" 며 "내가 제기한 내부 고발에 대한 하이브의 반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멤버들, 법정대리인(부모) 등과 충분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엔터 업계는 민 대표의 '방시혁 뉴진스 표절' 주장은 명분일뿐 사실상 뉴진스와 함께 하이브를 나오는 게 목적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라고 적힌 어도어의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다. 뉴진스가 민 대표의 편에서 하이브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도어의 지분 80%를 하이브가 가지고 있는데다 애초에 뉴진스 멤버들도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인만큼 뉴진스의 지식재산권(IP)를 온전히 민 대표의 것으로 주장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 대표는 프로듀서가 소속사로부터 그룹을 탈취하려 했던 이른바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언급하며 "그런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분이 크게 차이나는 상황에서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시도는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어도어 감사를 통해 증거수집에 나섰다. 어도어의 또 다른 경영진이 독립에 필요한 하이브의 재무, 계약 등 내부정보를 빼돌렸다는 의혹과 싱가포르투자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 글로벌 국부펀드에 회사 매각을 검토한 것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23일 "감사를 한 뒤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SM 인수전 뒤 다시 붙은 김·장과 세종
두 사람의 갈등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엔터업계 사건 수임 1, 2위를 다투고 있는 김·장과 세종의 대결에도 시선이 쏠린다. 세종은 대형로펌 중 유일하게 하이브와 가깝지 않다. SM 인수전이 카카오의 승리로 끝난 이후 S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악플러 대응을 전담하고 있다. 세종은 하이브와 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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