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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신참 판사가 겪은 황당 사건
작성자 고시계/미디어북 (ip:)
  • 작성일 2024-01-10 10: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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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신참 판사가 겪은 황당 사건

-신참 판사가 한 주에 6건 선고하자 동료 판사들 그러면 안 된다

-‘3건 룰’ 내세워 하향 평준화 요구사건 처리 담합하더니 압박까지

 

대형 로펌 변호사로 있다가 지난해 판사가 된 사람이 얼마 전 겪은 일이다수도권 법원 민사합의부에 배치된 그는 일주일에 6건가량을 선고했다고 한다대단한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로펌에서 일하던 정도만 하면 간단한 사건들은 그 정도 선고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그런데 동료 배석판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그에게 그러면 안 된다” “당신이 그러면 우린 뭐가 되느냐고 했다고 한다전국 법원 민사합의부에서 불문율로 자리 잡은 일주일에 3건 선고’ 룰을 깼다는 것이다당황한 그는 왕따가 될까봐 선고 건수를 절반으로 줄였다동료 판사들의 하향 평준화’ 요구에 맞춘 것이다무조건 선고를 빨리 한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 ‘3건 룰은 지난 김명수 사법부에서 생긴 것이다워라밸을 중시하는 배석판사들이 야근을 밥 먹듯 했던 과거 근무 관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만들었고이들을 이끄는 부장판사들은 어쩔 수 없다며 묵인했다판사들이 사실상 일 적게 하자고 담합한 것이다그러더니 이젠 그걸 지키지 않는다고 동료 판사를 압박하는 일까지 생겼다판사들이 이래도 되나이례적인 경우일 수 있지만 그런 분위기가 있다는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사실 아주 복잡한 사건은 일주일에 한 건 선고하기도 어렵다문제는 정량적으로 3건 룰을 정한 데 있다판사들이 그 수치만 맞추려고 쉬운 사건만 먼저 선고하게 돼 자연스럽게 장기 미제 사건이 늘게 된 것이다. 2년 내에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장기 미제 민사 사건이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5년간 3배로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같은 기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부에서 5년 넘게 판결을 내리지 않은 초장기 미제’ 사건도 5배가량 늘었다판사는 편해졌지만 사건 당사자들은 재판 지연으로 고통받게 된 것이다지금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판사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판사들이 는 것 또한 사실이다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속·공정한 재판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 재판지연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과거 법원은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로 판사들을 독려했다능력 있고 성실한 판사들을 차관급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시키는 제도였다하지만 사법 관료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어 결국 김 전 대법원장 때 폐지됐다장단점이 분명한 제도여서 되살리기는 쉽지 않다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제대로 판사들을 평정해 연임·보직·전보 등 인사에서 이익과 불이익을 주면 된다.

법원조직법에도 판사 평정을 실시해 그 결과를 인사 관리에 반영하도록 돼 있다하지만 김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장을 판사 투표로 뽑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실시하면서 평정권자인 법원장들이 판사들 눈치보느라 평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그러니 워라밸에만 관심 두는 판사가 늘어나고사명감 갖고 일하는 판사들은 문제 법관을 걸러내지 못하는 상황에 힘이 빠진다고 한 것이다더구나 우리법·인권법 출신 등 특정 성향 판사들만 중용하는 코드 인사로 일선 판사들의 박탈감은 더 커졌다법원장들이 평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이제부터라도 법대로 해야 한다.

판사들도 ‘3건 룰을 폐지해야 한다이건 암묵적인 룰일 뿐이어서 판사들이 없애겠다고 하면 그만이다신속·공정한 재판은 헌법이 규정한 판사의 책무인데 이런 룰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판사는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다국가를 지탱하는 사법의 중추다그런 사명감을 판사들이 회복했으면 한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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