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 10명 중 7명은 ‘SKY 로스쿨’
지난 12년간(2012~2023년) 대형 로펌에 입사한 신입 변호사 10명 중 7명은 SKY 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문 로스쿨 출신이 아니면 이름있는 로펌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얘기가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이와 함께 지방대 로스쿨→SKY 로스쿨→재판연구원, 검사→대형 로펌→법관의 순환 고리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 대형 로펌 취업 위해 로스쿨 ‘반수’도 늘어
이 기간동안 10대 대형 로펌에 입사한 서울대 로스쿨 출신은 880명으로 전체 입사자의 37.5%를 차지했다. 연세대 출신은 398명(17%), 고려대 출신은 395명(16.8%)이었다. 이른바 ‘SKY 로스쿨’ 출신은 1673명으로 71.3%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방 로스쿨이나 수도권 소규모 로스쿨에 입학했다가 휴학하고 대형 로펌 취업에 유리한 SKY 로스쿨로 다시 진학하는 ‘갈아타기’ 열풍이 거세다.
최근 3년간 로스쿨 중퇴자 수는 2020년 180명, 2021년 195명, 2022년 236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중퇴자가 가장 많은 로스쿨은 성균관대 48명, 부산대 47명, 전남대 46명, 경북대 45명, 한양대 39명, 이화여대 38명, 중앙대 36명 순이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SKY 로스쿨 학생들의 연령대가 낮고 지방대 로스쿨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높은데 대형 로펌은 젊은 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취업에 유리하다”며 “특히 지방에서는 대형 로펌 입사 설명회도 열리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아예 지원할 생각조차 못하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 재판연구원도 대형 로펌 가기 위한 징검다리
‘예비판사’로 불리는 재판연구원 자리도 대형 로펌에 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2년~2023년까지 재판연구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로스쿨은 성균관대로 114명(14.9%)이다.
이어 서울대 90명(9.3%), 한양대 78명(8%), 고려대 68명(7%), 부산대 62명(6.4%), 연세대·전남대 58명(6%), 경북대 55명(5.7%), 이화여대 51명(5.3%) 순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 출신의 한 로스쿨 교수는 “상위권에 속하는 성대, 한대, 이대 로스쿨 출신도 대형 로펌 입사가 어렵다 보니 우수한 학생들이 재판연구원이나 검사를 많이 준비한다”며 “그 자리에서 경력을 쌓아 다시 대형 로펌에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직과 대형 로펌간 연봉 차이도 로스쿨 출신의 대형 로펌행을 가속화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지난해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한 신입생 151명 중 62명이 경제·경영학과 출신이고 다른 로스쿨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과거 사법시험에서는 연수원 동기가 비교대상이었던 반면, 로스쿨생의 비교대상은 같은 상경계 출신으로 투자은행이나 컨설팅그룹 등에서 고액연봉을 받는 대학 동기인 경우가 많아 연봉 수준이 비슷한 대형 로펌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강조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검찰·대형로펌 모두 업무량이 많아 야근과 주말근무는 필수”라며 “다만 사명감만 강조하는 공직과 달리 로펌은 돈으로라도 보상해 주니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젊은 법조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3. 대형 로펌 출신 신임 법관 31.8%
최근 6년 동안 새로 임용된 법관 3명 중 1명은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임용법관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2023년 새로 임용된 법관은 총 691명이다.
이 중 지원 당시 법무법인 등에 소속된 변호사가 402명(58.2%)으로 절반을 넘었고, 국선전담 변호사가 90명(13%), 재판연구원이 69명(10%), 검사 68명(9.8%), 국가(공공)기관 소속 변호사는 62명(9%)이었다.
10개 대형 로펌 출신 신임 법관은 220명으로 전체 신임 법관의 31.8%를 차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SKY 로스쿨 졸업 후 대형 로펌에 입사해 경력을 쌓고 법관에 지원하는 추세도 늘고 있다”며 “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5년 이상의 법조 경력이 필요하다 보니 우수한 인재들이 대형 로펌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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